현대 전자산업의 시작은 누가 뭐래도 진공관의 발명과 그의 활용에서 시작된다.
19세기까지 인류는 거의 모든 자연현상의 신비와 비밀을 다 알아낸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류에게는 아직도 많은 숙제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 가운데 하나는 과연 원자가 더 이상 쪼갤수 없는 궁극의 물질인가 하는 점이었다.
여기에서 원자를 분석하기 위해 실험한 러더퍼드같은 과학자들의 결실은 '원자는 더 이상 쪼갤수 없는 그 무엇이 아니라 핵과 그 주변에 뭔가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과학자들사이에서 일어난 또다른 연구의 계보는 공기중의 그 이상한 번개와 방전현상에 대한 관심에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됐다.
<>태초에 가이슬러관(Gissler Tube)이 있었다.
번개가 치는 것은 결국 공기입자와 높은 전기압력사이의 만남이다. 이러한 환경을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공기입자와 전기와의 관계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또다른 결실을 맺게 된다.
그리고 원자분석과 방전현상규명을 위한 인위적인 실험 환경속에서 진공관이 탄생하고 전자가 발견된다.
1752년 번개치던 어느 날 벤자민 프랭클린의 연 띄우기도 이러한 연구의 일환이었으며 실험실 방전과 달리 자연속에서의 역동적인 선구자적인 실험 기질이 느껴진다. .
유명한 과학자들 가운데에는 자연방전에 대한 현상을 분석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영국의 패러데이를 필두로 해서 과학자들의 방전현상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고 다양한 방식의 연구가 이뤄졌다.
이를 위한 전기와 공기의 결합현상을 실험하고 분석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유리로 된 기하학적이고 아름다운 다양한 형태의 방전관을 등장시키기에 이른다.
성경 창세기 표현을 빌자면 진공관 이야기의 서두는
‘태초에 가이슬러관이 있었다.’가 될 것이다.
다양한 방전관에 그 이름을 처음 등장시킨 것은 공기중에 전압을 가하면 색깔을 띠는 현상을 보여주는 가이슬러관이었다. (-그의 직업은 glass blower였다고 한다. )
가이슬러관은 진공실린더 속의 양쪽 끝에 전극을 넣고 저압의 상태에서 내부에 아르곤 네온 공기 등을 포함하는 관이다.
높은 전압이 양쪽에 연결되면 전류가 관을 타고 흐른다. 전류는 가스분자로부터 이온을 발생시키면서 전자를 분리할 것이다.
그리고 이 전자가 이온과 재 결합하면서 또다른 빛의 발광효과를 나타낸다. 빛은 관 내부의 가스형태에 따라 다른 빛깔을 낸다.
그 안의 전자는 가스분자를 때리기 전에 짧은 거리만을 다니게 된다. 그래서 전류도 끊임없이 가스분자와 부딪치기는 하지만 많은 에너지를 얻지못하는 느린 확산속도로 움직인다.
이 관은 음극선을 만들지 않고 전자가 가스를 때려 활성화시킹에 빛을 내는 예쁜 색깔의 방전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유리관속에 어떤 공기 또는 가스를 주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방전색깔을 볼 수 있었다.
태초의 혼미함을 가르고 전기와 전류현상에 대한 기본적인 발견을 가능케한 발명품이 등장하니 이것이 곧 크룩스관이다.
1861년 영국의 런던. 크룩스는 이전에는 못보던 밝은 녹색빛이 스펙트럼으로 방출되는 것을 보고 그리스어(thalls)에서 따와 탈륨이라고 이름지었다.
그는 저압가스상태에서의 전기 도전성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압력이 낮아지면 음전극은 선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름하여 음극선(Cathode Ray)이며 지금은 자유전자의 물결임이 알려져 있었지만 당시 그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이 발견은 톰슨의 전자 발견까지 이르게 하는 중대한 발견의 시초였다.
영국의 물리학자 윌리엄크룩스와 다른 사람들에의해 1869~1875년사이에 발명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가이슬러관의 혁명인 이 관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진공유리실린더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크룩스는 가이슬러관의 10-3atm인 압력을 10-6~5x10-8 atm의 고진공상태로 만들었다. 또한 그는 전극이 하나였던 가이슬러관에 또하나의 전극을 설치해 캐소드외에 아노드 등 2개의 전극을 만들었다. .
그는 관내 공기를 퍼내면 퍼낼수록 빛나는 가스의 검은지역이 캐소드주변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압력이 낮아질수록 이 크룩스암부(Crookes dark space) 불리는 지역이 관으로 관전체가 검어질때까지 확산돼 갔다.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크룩스가 더욱더 공기를 빼내어 진공상태로 만들면 만들수록 진공관내에서는 전자의 움직임을 방해할 가스분자가 적어지는 셈이었다.
그래서 그 전자들은 더 많은 활동거리를 가질 수 있었다. 진공관내부가 검게 될때까지 전자들은 캐소드에서 아노드까지 직선거리로 움직일수 있었다.
고전압이 두 개의 전극에 가해지면 전자는 캐소드에서 아노드로 흐르기 시작한다.
이 관은 크룩스와 요한 히토르프(Johan Hittorf),줄리우츠 플뤼커(Juliusz Flucker), 오이겐 골드슈타인 (Eugen Goldstein),하인리히 헤르츠(Heinrich Hertz), 필립 레나드(Phillip Lenard) 등의 과학자가 음극선의 특질을 발견하기 위해 사용했다.
크룩스관은 차가운 음극선, 흔히 말하는 냉음극선이라는 점에서 이후 등장하는 진공관의 모태는 되지만 작동 방식은 전혀 다르다.
즉, 관속에 고압의 전기를 걸어주면 전기장은 소수의 전하를 띤 이온을 가속시킨다.
이들 이온이 가스분자와 부딪치면 전자를 두들겨 밀치면서 연쇄반응에 의해 더 양성적인 이온으로 만든다.
모든 양이온은 캐소드 즉 음극으로 끌리게 된다.
이온이 음극을 때리면 많은 전자를 금속표면으로 끌어내면서 캐소드로부터 밀려난다.
그리하여 전자는 아노드 또는 양극으로 끌려가게 된다.
크룩스관은 완전한 진공은 아니지만 충분한 공기가 관에서 제거된 상황에서 실험이 진행된다.
이 과정은 에디슨전구에서 전구의 유리 안쪽에 검은 얼룩이 생기는 현상 (에디슨 효과)때와 똑같다.
다만 에디슨전구는 진공관속의 '뜨거운' 필라멘트에서 금속판으로 전하가 끌려간다고 하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대개 10kV의 고전압을 이 관에다 걸어 관속에 있는 빛의 입자를 빛의 속도의 20%수준인 초당 5만9200km의 속도로 가속한다.
아노드를 만나는 전자도 있지만 이를 지나친 전자들은 진공관 유리벽끝을 두들겼다.
이들이 유리속의 전자를 두들겼을 때 그들은 더높은 에너지준위의 외곽궤도전자를 두들긴 셈이다.
전자가 그들의 원래 에너지준위로 떨어지면 이들은 빛을 낸다. 이과정을 유리가 빛난다 하여 형광이라고 하는데 대개 연두색으로 빛난다.전자들 자체는 보이지 않지만 이 발광은 빛이 어디에서 전자빔이 유리를 때리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과학자들은 벽을 황화아연등의 화학형광도료를 칠함으로써 빛이 더욱 빛나도록 만들었다.
크룩스가 더욱더 공기를 빼내어 진공상태로 만들면 만들수록 진공관내에서는 전자의 움직임을 방해할 가스분자가 적어지는 셈이었다.
그래서 그전자들은 더 많은 여행거리를가질수 있었다. 진공관내부가 검게 될때까지 전자들은 캐소드에서 아노드까지 직선거리로 움직일수 있었다.
크룩스관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양전하이온,중성원자, 전자등을 가진 비평형플라즈마를 갖고 있기에 그 작동원리를 설명하기란 복잡하다.
우연히 발견된 형광은 과학자들도 하여금 아노드 같은 관속의 물체가 날카로운 그림자를 관의 벽에 투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요한 히트로프(Johan Hittorf)는 1869년 무언가가 캐소드로부터 직선으로 빛을 던지기 위해 움직이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판단했다.
1876년 오이겐 골드슈타인은 이들이 캐소드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이들을 음극선(cathode rays:kathodenstrahlen)라고 불렀다.
히토르프와 골드슈타인의 발견은 새삼 이후 수십년간 현대 전자산업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진공관 컬러TV의 전자총과 섀도우 마스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어쨌든 이들 과학자들이 크룩스관으로 진공관속에서 캐소드를 통해 전달되는 그 어떤 존재를 알게 되는 일군의 인물이 된다.
* 당시까지 원자는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작은 입자였다. 그리고 전류를 나르는 원인은 미스터리였다.
많은 독창적인 크룩스관이 음극선의 속성을 알기위해 만들어졌다.
이같은 크룩스관을 이용한 실험의 정점에는 J.J. 톰슨이 있다.
그는 세 개의 관을 만들어 실험을 했다.
<자료사진: 위키피디아 wikipedia.org crookes tube >
고진공상태의 관에서 만들어지는 순수한 전자빔의 높은 에너지는 전선에서 흐르는 전자보다도 그들의 속성을 더 잘 보여주었다.
대중앞에서 과학자들은 새로 발견한 전기화학의 신비를 보여주기 위해 즐겨 크룩스 방전관을 시연해 보이고는 했다.
*우리가 몇년전 영화로 본 마술사 이야기 `프레스지'에서는 테슬라의 거대한 방전관 모습이 등장한다.
전압이 가해지면 형광물질은 다양한 색깔의 아름다운 빛깔들을 뿜어냈고 사람들은 이를 좋아했다.
하지만 크룩스관의 결점은 이를 다른 관으로 대체하는 계기를 만든다.
크룩스관은 관 내의 공기압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에따른 음극선의 양과 에너지에 있어서 신뢰성이 떨어지고 순간적일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1904년. 영국의 과학자가 만든 진공관이 이를 대체한다.
존 앰브로즈 플레밍(John Ambrosw Fleming)이란 이 영국 과학자는 여전히 가스를 포함하고 있지만 크룩스관보다 훨씬 신뢰성있는 직접적인 방법을 사용한 관을 발명했다.
플레밍의 관은 공기 이온화과정에 의한 작동방식인 크룩스관과 달리 가열된 필라멘트소스에 의한 열이온방출(thermionic)방식을 채택했다.
이 진공관은 발명후 70년대 초반까지 2세대 이상 인류에게 문명의 진공관식 라디오수신기,앰프, 컴퓨터, TV,녹음기, 레이더기기,X레이촬영기기, 오실로스코프, 계측기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세계 전자산업을 이끌었다.
한편 빌헬름 뢴트겐(Wilhelm Rontgen)이란 독일의 물리학자는 1895년 크룩스관을 가지고 엑스레이를 발견해 오늘날 그의 이름은 x레이의 발명자로서 역사에 길이 남기게 된다.
